북한 외화벌이 1등 식품 합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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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FA

진우 씨는 중국 인접 국경도시, 함경북도 무산에 살았습니다. 그의 가족은 북한의 대기근 시기에도 이웃들과 먹을 것을 나누며 돕는 집안이었지만, 이를 북한 체체를 위협하는 간첩행위로 여긴 북한 정부 때문에 진우씨 가족은 북한 경찰에 잡혀 온갖 고문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조사 끝에 간첩 누명은 벗겼지만, 이미 집안은 풍비박산 났습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는 나무배에 몸을 싣고 오징어잡이를 나가서 며칠씩 돌아오지 못했어요. 아버지는 기다리는 가족들이 며칠씩 굶어야 했죠. 그때 7살이었던 제 동생이 텅빈 밥솥을 보고 내쉈던 한숨 소리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16살 어린 나이, 진우 씨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북한 사람을 한국에 보내고 북한에 있는 가족을 탈북민 (북향민)과 연결하는 일이었습니다. 약 100여 명이 넘는 사람을 도왔던 진우 씨는 이 일로 지명수배자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고, 그렇게 국경을 넘게 되었습니다.

“2013년 저는 나라를 배반한 사람들을 남한으로 보냈다는 명목으로 총살형에 처할 위기에 빠졌어요. 어머니는 북한 경찰에 잡혀 교도소에 갇혔고, 어린 동생은 꽃제비가 되어 이곳저곳을 떠돌게 되었죠. 어려운 사람들 도와준다고 했던 저였지만, 정작 저희 가족은 지키지 못했네요."

2014년 한국에 온 진우 씨는 한 물류회사에서 야간 납품 조로 일하며 매일 100kg이 넘는 자동차부품을 옮겼습니다. 동료들이 우스갯소리로 너도 도망가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고되었지만, 진우 씨는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결국 진우 씨는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원이 되었고, 개인사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5톤 화물 지입 기사로 자동차 부품 납품 사업을 했어요. 공장은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하루에 2시간만 자고 일했죠. 그러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고 강직성척수염이라는 희귀난치성 질병 진단을 받았어요. "

한순간에 진우 씨는 그간 쌓아온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일을 못 하니 모든 것이 허무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때, 북한에서 수많은 경력을 쌓으신 아버지께서 뜻밖의 제안을 하셨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북한에서 내가 10년 넘게 연구•개발하여 중국에 수출한 상품이 있는데 당시 북한 내 외화벌이 기지에서 판매 1위를 했다. 그런데 남한 에서 이 경력을 활용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우리 잘하는 것을 한번 해보자.”

북한 내에서 외화벌이 판매 1위를 한 상품은 바로 합마유 였습니다. 합마유는 개구리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북방산개구리’, 일명 기름개구리라는 한 종류에만 3g 미만이 들어 있는 매우 귀한 원료입니다. 동양 고전 의학서에는 보약재로써 폐와 신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귀한 원료는 북한 및 중국에서는 재력 있는 고위급들과 전투기 비행사들의 몸보신을 위해 찾아 먹는 제품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지의 말에 공감한 진우 씨는 기름개구리 합마유 사업을 시작 하기로 마음 먹었고, 천년미래식품이라는 자립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최초로 기름개구리 양식장 및 가공장을 만들다 보니 쉽지 않은 여정이 었습니다. 자본도 부족해 양식장을 만드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진우 씨는 사업을 성공하여 자신처럼 경력 단절 문제를 겪는 탈북 청년들을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노력 했습니다.

“공장부지를 구하고 나서도 설비를 사는 데에는 돈이 부족했어요. 다행히 제가 화물운송 자격이 있어서, 새벽에는 배송 알바하고 낮에는 주류 배달업체에서 일하며 하나씩 지금의 양식장을 만들어 갔어요. 정신력으로 버티다 보니 유전자 치료제 주사까지 맞으며 열심히 했네요. 마침내 합마유 제품을 만들기까지 3년이 걸렸죠.”

제품 출시 이후, 천년미래식품은 지역 주민과 탈북 청년들을 고용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자 노력 하고 있습니다. 진우 씨의 목표는 천년이 넘도록 고객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천년미래식품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켜 더 많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여러분, 살면서 그럴 때가 있죠. 지금 이 언덕만 오르면 나는 잘 갈 수 있는데, 누군가 등을 한 번 밀어주면 더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을 텐데. 저는 탈북민 청년 창업가로써 한국 사회에서 도움만 받는 사람이 아닌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당당히 나서고 싶어요.  청년미래식품과 함께 사회적 변화를 함께 만들어주시겠어요?”

북한 외화벌이 1등 식품 합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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